정부가 어제 밝힌 ‘2010년 경제정책방향’은 올들어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는 빠른 경기회복세를 전제로 성장률 5%에 일자리 20만개 증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각각 4.2%, 11.0% 증가를 목표로 삼았다.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아 대대적인 정부 재정지출에 의해 이뤄진 경기부양 흐름을 소비·투자 등 민간 활력에 의한 견조한 경기회복으로 전환해나가겠다는 의욕을 담고 있으나 시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일자리 만드는 문제같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없다. 삼척동자도 ‘문제는 성장률이 아니라 고용’이라고 말할 만큼 최우선의 국정 과제가 됐다. 정부는 지금까지 기업과 자영업 쪽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공공근로 같은 임시 일자리로 메우는 노력을 해왔다. 그래도 올해 7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정부는 내년에 ‘경기회복-기업투자 확대-일자리 증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업 경영환경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적지 않아 투자가 예상만큼 이뤄질지 의문이다. 설령 성장률과 투자 증가율이 목표대로 달성된다 하더라도 상당부분 기저효과에 의한 것인 데다 ‘고용 없는 성장’ 흐름을 고려하면 일자리 문제는 전혀 낙관할 바 아니다. 특히 비정규직 증가와 임금격차 확대 등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껏 기업 얼굴만 바라보다 집권 3년차인 내년에 이르러서야 중장기 고용 정책목표와 방향을 담을 ‘국가고용전략’을 세울 계획이라니 답답한 노릇이다.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고용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 그것은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다양한 유인책,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 소득불균형 완화 등 경제구조 개선 노력 등을 끈기있게 추진할 때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년 경제정책방향은 이들 문제에 대한 짜임새 있고 근원적인 처방보다는 위기대응형 정책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것이 많다. 서민생활 안정 쪽에서도 소득재분배를 위한 정책적 노력보다는 단편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이 대종을 이룬다. 경기침체와 구조적 요인이 겹쳐 발생하고 있는 자영업의 몰락에 대한 대책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계속 돌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속한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국제논의에만 의존하는 듯한 태도는 큰 문제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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